[탐방노트]단디바이오 “내달 패혈증 치료제 유럽 1상 신청”

입력 2022-02-09 09:44   수정 2022-02-14 07:13



“내달 말 패혈증 및 슈퍼박테리아 치료제 ‘DD-S052’의 유럽 임상 1상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오는 6월께 프랑스에서 임상을 시작하고, 2상 진입을 전후로 협력연구 및 기술이전 계약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만난 박영민 단디바이오 대표는 “DD-S052는 원인균을 직접 사멸하는 항균 효능과 원인균이 방출한 내독소(LPS)를 제거하는 이중 기능을 가진 신개념 항생제”라며 “현재 개발 중인 항생제와 차별화된 기전의 혁신신약(First-in-class)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현재 건국대 의생명과학연구원 원장과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면역학교실 교수를 맡고 있다. 그는 기초의학자로서는 몇 안 되는 바이오벤처 창업자다. 의대를 졸업한 후 기초의학의 한 분야인 미생물학(면역학)을 전공했다. 병원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임상의학이 아닌, 기초의학 연구를 통해 질병의 과학적 발병기전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물질들을 대상으로 한 기초의학 연구자의 길을 택한 것이다.

박 대표는 부산의대에 재직 중이던 2005년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국가지정연구실(NRL) 지정을 받아 면역반응을 증강시키는 물질을 찾는 과제를 진행했다. 결핵균에서 나오는 많은 산물 중에서 면역 증강 물질을 찾는 연구였다. 이때 패혈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견했고, 건국대로 온 뒤 패혈증 신약 개발을 시작했다. 2016년 4월 단디바이오를 설립했다. 2018년 넥스트사이언스에 인수됐다. 넥스트사이언스는 54.1%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는 “패혈증은 세균 감염으로 과도한 면역반응을 촉진해 여러 장기의 손상을 유발하는 치사율이 높은 질병 중 하나지만, 현재까지 항생제 외에는 적절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고 있다”며 “단디바이오는 보다 근본적인 접근을 통해 패혈증을 치료하는 약물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혈증 근본적 치료제 개발
패혈증의 원인은 미생물에 의한 감염이 전체의 90%를 차지할 만큼 대부분이다. 이 중 70%는 대장균 살모넬라균 이질균 등 ‘그람음성균(gram-negative bacteria)’ 때문이란 설명이다. 박 대표는 “패혈증은 두 단계로 진행되며 매우 급속도로 일어난다”며 “초기에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과도한 염증성 면역반응이 일어나고, 이어 면역세포 등의 사멸로 인한 면역 마비 반응이 일어난다”고 했다.

그러나 적절한 시기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패혈증 치료를 위해서는 초기에는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후기에는 면역 반응을 올려주는 요법을 시행한다”며 “다만 이 과정이 급격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적절하게 항생제를 투여하지 못하면 세균의 증식이 과도하게 일어나 통제하기 어렵게 된다”고 설명했다.

패혈증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적절하게 항생제를 투여한다 하더라도, 항생제로 인해 사멸한 세균이 LPS를 배출하는 것이다.

이에 단디바이오는 LPS에 주목했다. LPS는 그람음성균의 외부 세포막(세포벽)에 존재하는데, 그람음성균이 살아있는 동안은 밖으로 분비되지 않는다. 하지만 세균이 죽으면서 세포가 파괴되면 외부로 독소가 유출된다.

패혈증에서는 이렇게 외부로 흘러나온 LPS가 면역반응을 과도하게 활성화하고, 이에 따른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혈관 내 혈액 응고나 장기 손상을 유발한다. 환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현재 아사히카세이, 페링 파마슈티컬스, 사노피, 레브이뮨 등 글로벌 기업에서 패혈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이들 후보물질은 모두 혈액응고와 조직손상을 억제하고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작용 기전”이라며 “이에 패혈증을 일으키는 원인인 세균과 세균이 분비하는 LPS를 표적하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디바이오가 개발하고 있는 DD-S052는 패혈증 원인균과 원인균이 방출한 LPS를 표적하는 이중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람음성균을 직접 사멸시키고, 이때 방출되는 LPS에 결합해 이를 중화시킨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사이토카인 폭풍 억제 등 면역시스템을 조절한다. 기존 항생제가 패혈증의 원인균을 제거하는 데에만 그치는 것과 차별화된다고 했다.



단디바이오는 전임상 전문 비임상시험기준인증기관(GLP)인 스페인 아나패스와 전임상 안전성 시험을 진행했다. 또 2019년부터 보건복지부의 국책과제인 ‘미해결 감염성치료제 개발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DD-S052의 약동학, 약력학 및 치료 효능에 대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왔다.

박 대표는 “DD-S052는 11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합성 펩타이드로, 동물실험을 통해 낮은 인체 독성 등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그람음성균 및 LPS 유도 패혈증 동물모델에서 감염에 의한 생존율을 증가시키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등의 패혈증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항생제 내성균(슈퍼박테리아) 치료제로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패혈증 치료 과정에서는 과도한 항생제 처방으로 내성을 가진 세균들이 체내에서 과도하게 증식하고, 점점 더 강력한 항생제를 사용하게 된다. 결국에는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가 생겨난다.

단디바이오는 전임상을 통해 DD-S052가 다른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다재내성균을 사멸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회사는 내달 말 DD-S052에 대해 유럽 임상 1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프랑스 임상수탁기관(CRO)인 유로핀스 옵티메드와 계약을 맺었다. 앞서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로핀스 옵티메드와 임상을 준비한 후, 오는 6월 프랑스에서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및 각국에서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DD-S052의 2상 진입을 전후로 DD-S052에 대한 연구협력이나 기술이전을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의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부에 이어서)

김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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